"우리 몸의 혈액에는 백혈구와 적혈구라는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
그 중에서 백혈구는 우리 몸에 어떤 이상한 병균이 들어오면 얼른 그 침입자를
처리하는 일을 맡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백혈구가 침입자를 처리하는 모습을 보면 아주 커다란 진리를 깨달을 수 있습니다.
얼핏 생각하면 백혈구는 아주 강력한 방법을 쓸 것 같지만,
그는 절대 무력을 쓰거나 학대의 방법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저 침입자에게 가까이 다가가 자신의 가슴을 활짝 열어주며 품안에 꼭 껴안아 버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주 깊은 사랑으로 그를 감싸주는 겁니다.
백혈구에게 안긴 그 침입자는 너무 황홀해서 정신이 없을 겁니다.
왜냐하면 단 한번도 그런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을테니까요.
그렇게 침입자는 백혈구의 사랑에 감동하여 녹아버리게 됩니다.
보기 싫든,지저분하든 가리지 않고 백혈구는 모두 다 껴안아 줍니다.
우리 인간과는 너무나 다른 사랑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몸에는 적혈구란 것도 있습니다.
이 적혈구는 아주 사랑이 넘치는 친구입니다.
우리 몸에 있어 산소란 정말 중요한 생명과 같은 것인데,
적혈구는 언제나 이리저리 다니다 산소가 필요한 곳이 있으면
품고 있던 산소를 아낌없이 내어줍니다.
자신의 것도 조금 챙겨두면 좋을 텐데 적혈구는 100% 다 줘버립니다.
그리고는 4일쯤 살아 있다가 몸의 어느 구석엔선가 조용히 소멸되고 맙니다.
아마 우리 같으면 자기 것은 조금 남겨두고 남에게 줄테지만,
적혈구는 그런 계산적인 사랑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 몸은 바로 이런 사랑을 행할 줄 아는 작은 생명들이 모여 이루어 졌습니다.
이 말은 곧 우리 안에는 이런 사랑을 행할 능력이 누구에게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사랑을 드러내지 못하고 살 때가 많습니다.
스스로 이기적이고, 나쁜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만 생각하고,
이런 가식 없는 사랑은 아예 포기해버리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지금도 우리의 몸에서는,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유유히 흘러가는
핏속에서는 이런 사랑의 희생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시인 김현태 산문집{문득 당신이 그립습니다}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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