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에는 불교식 차례를 함 지내 보십시오

올 한가위에는 불교식 차례를

차례상에 아직도 고기를 올리는 불자가정이 적잖다. 고기나 생선, 술을 빼면 조상들에게 제대로 공양하지 않는 것 같다는 게 다수의 주부들 생각이다. 마음으로 선인을 기리는 제사가 자칫 고기에 생선 굽느라 며느리들의 진을 빼는 바람에 ‘제사 노동’만 세지는 형국이다. 불자라면 이번 추석에는 과감하게 불교식 차례상 차리기에 나서보자.   술 고기 ‘OUT’…차 과일로 차례지내요    불살생계 어기는 유교식, 불자가정과 안 맞아  단아한 꽃 장엄…차·삼배 올린 후 공양진언을     하동 쌍계사에는 차례상이 그려진 독특한 감로탱화가 있다. 이 탱화 속 차례상을 살펴보면 상단에는 연꽃을 비롯해 모란, 작약꽃 등으로 장엄했다. 하단은 과일과 떡 과자류, 밥과 차 등과 하단 중앙에 향로가 있다. 이를 비롯해 불교식 차례상은 위패를 기준으로 첫줄 중앙에 밥과 국, 차를 놓고 좌우에 떡과 과자류를 놓는다. <사진> 술과 고기 없이도 얼마든지 정성어린 차례상을 차릴 수 있다. 올 추석에는 선인들을 위한 불교식 차례상을 올려보자. 불교신문 자료사진 둘째줄에는 나물류, 셋째줄에는 각종 전류, 넷째줄에는 과일을 놓는다. 이 때 과일의 배열은 좌측에서 밤, 대추, 곶감, 배를 놓는 유교식과 달리 큰 과일이 좌우로 배치되고 밤 대추와 같은 작은 과일은 중앙에 놓고 나머지 공간을 꽃으로 장식하면 된다. 위패는 ‘선엄부OOO영가(先嚴父OOO靈駕)’나 ‘선자모OOO영가(先慈母OOO靈駕)’, ‘고조할아버지 영가’, ‘할아버지 영가’ 등으로 쓴다. 태고종 열린선원 법현스님이 제시한 차례순서는 차례상을 전설하고 초와 향을 키고, 제주는 다기에 차를 우릴 준비를 한다. 잘 우려낸 차를 올린 뒤 두번 절한다. 다음 아미타부처님을 청하는 미타거불(彌陀擧佛)의식을 통해 ‘나무극락도사 아미타불, 나무좌보처 관세음보살, 나무우보처 대세지보살’을 외면서 삼배한다. 이어서 차를 올리는 시 ‘다게(茶偈)’을 읊고 청혼(請魂)의식을 통해 영가를 모신다. 공양을 올린 뒤, ‘옴 아아나 삼바바 바아라 훔’을 세번 반복하며 보공양진언(普供養眞言)을 외고 마무리하는 보회향진언(普廻向眞言)을 하고 원을 세워 조상을 추모하는 발원의식을 올린다. 위패를 사른 후에는 회음(會飮)이라 불리는 음복(飮福)의식을 통해 차례를 올리는 식구들이 모두 모여 차를 마시고 마무리한다. 조계종이 펴낸〈통일법요집〉에서 밝히는 차례 행법은 다음과 같다. 우선 차례상의 위치는 위패를 모신 북쪽이 좋으나 굳이 방위를 따질 필요는 없다고 명기돼 있다. 차례순은 따뜻한 차 올린 후 삼배하고 가부좌 입정 가족모두 공양진언 세번 외고 마지막 발원 차례상 차림은 위패가 모셔져 있는 첫 줄에 메(밥)와 국, 수저 등이 오른다. 다음 줄부터 시접, 전, 차(茶) 등이 차례로 오른다. 맨 마지막 줄에는 과일이나 과자 등 후식이 자리한다. 추석 차례상에는 원래 송편만 올리게 되어 있지만 요즘은 밥도 함께 올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북쪽 차례상을 기준으로 밥은 서쪽, 국(갱)은 동쪽으로 산 사람의 상차림과 반대로 놓는다. 밥을 기준으로 둘째 줄에는 전과 송편, 차(녹차)로 채워지며 셋째 줄은 나물, 간장, 식혜, 김치와 탕류로 이뤄진다. 마지막 줄에는 과일과 과자가 놓이는데 과일은 유교와 마찬가지로 조율시이(棗栗梨)의 원칙에 따라 왼쪽부터 대추, 밤, 감, 배의 순서로 놓는다. 홍동백서(紅東白西)를 적용해 붉은 과일을 동쪽에, 흰 과일을 서쪽에 올리기도 한다. 병풍이 있으면 병풍을 치되 불교 차례상의 특징은 좌우에 국화 등 현란하지 않은 꽃으로 장엄하는 것이 다르다. 절에서 차례를 지낼 경우에는 법당의 상단(上壇)에 꽃을 놓는데 모란, 작약, 연꽃 등을 놓으며 중단(中壇)에는 과일과 떡 과자류를 하단(下壇)에는 밥과 차 향료 등을 진열한다 하정은 기자 tomato77@ibulgyo.com   [불교신문 2458호/ 9월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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