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을 진심으로 믿으면.

정토교에서는 부처님의 본원력(本願력力)을 만나는 사람은 헛
되이 생사유전(生死流轉)하는 일 없이, 반드시 본원력에 의해
서 왕생한다고 한다. 인도의 대표적인 논사 바수반두(世親)는
정토원생자(淨土願生者)의 한 사람으로서 《정토론》을 저술하
고 그 첫머리에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부처님의 본원력을 보건대 만나서 헛되이 가는 자가 없다.
능히 공덕대보해(功德大寶海)를 만족하게 한다."
여기에서 '본다'라는 말은 단순한 관찰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
고 '믿는다'라는 뜻으로 해석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본원력
을
본다'는 것은 '본원력을 믿는다'는 뜻이 된다. 또 '만난다'는 것
은 단순하게 만나고 이별하는 그러한 만남이 아니라 만나는
것과 같이 이승에서 부처님을 믿는 것이 여기에서 말하는 '만
남'이다. 영원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지금의 현실을 사는 우리
에게는 '만남'의 종교적·철학적 의의는 참으로 중요하다. 인간
상호간의 믿음과 신뢰가 불교적인 믿음으로 승화되어야 할 것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