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마비가 내릴 때면... / 용혜원 ♡
어둠 속에서
장마비가 세차게 쏟아져 내릴 때면
그 빗속을 헤치며
어디론가 달아나고 싶어집니다.
세상이 다 젖어 버렸는데
내 마음은 너무나 메말라
나를 적셔 줄 사람을 찾고 싶어집니다.
비가 내리면 내릴수록
세월의 한 모퉁이에 쪼그려 앉아 있는 나는
갈증이 더 심해집니다.
온 세상이 젖을 대로 다 젖고
흘러내릴 대로 다 흘러 내리는데
왜 하늘은 사랑을 쏟아 내려 주지 않고
비만 쏟아 내려 주는 것일까요.
장마비가 내릴 때면
외로움이 더 가득해져 옵니다.
쏟아져 내리는 세찬 빗소리보다
아주 작은 목소리일지라도
그대와 속삭이고 싶어집니다.
친한 사이일수록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둘 사이를 파괴하고 싶지않으면,
그리고 오래 지속시키고 싶으면,
어느정도의 예의는 필요한 법이다.
-필립 체스터필드의
<내 아들아 너는 인생을 이렇게 살아라> 중에서-